197년만에 일본에서 돌아왔던 신윤복 그림 도난 사건

2024-06-24

혜원 신윤복은 조선 후기 대표적 화가로 산수화와 풍속화를 잘 그렸다. '미인도'를 비롯해 '선유도', '단오도', '월하정인'등이 대표작이다. 그의 작품 중엔 '고사인물도'도 있는데, 풍속화로 유명하다 보니 신윤복이 이런 그림을 그렸다는 게 다소 생소하다.

고사인물도는 신화나 전설, 역사 속 특정인물에 연유된 일화들을 주제로 해 그린 그림을 말한다. 김홍도를 비롯해 운두서, 장승업 등 조선시대 여러화가가 이를 그렸다. 신윤복의 고사인물도는 1811년에 비단에 그린 그림으로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제갈량이 남만국의 왕 맹획을 7번 놓아주고 7번 사로잡아 굴복시켰다는 고사를 담고 있다. 신윤복이 그렸다는 사실이 그림 속에 표시되어 있고 조선통신사의 외교활동과 연관된 사료란 점에서 역사적 가치를 가진다. 후암미래연구소가 2008년 일본의 수집가에게 구입해 197년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이 작품은 국보나 보물이 아닌 비지정 국가 유산이다. 그런데 이 그림이 도난당한 것으로 최근 알려졌다. 후암미래연구소는 2019년 12월-2020년 1워쯤에 그림이 도난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족자 형태로 오동나무 상자에 보관해 왔으나 2020년 1월 사무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림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연구소측은 내부자 소행으로 짐작하고 경찰에 의뢰했지만 찾지 못해 서울종로구청에 최근 도난 신고를 했다.

미술품 도난 사건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가 깊다. 1911년 8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있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도난 사건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은 1913년 11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나라에선 1967년 10월 덕수궁 미술관 2층 전시실에 있던 국보 119호 '금동연가7년명여래입상'이 감쪽같이 사라진 사건이 있었다. 사라진 국보 대신 진열장 안에는 범인이 '오늘밤 12시까지 불상을 돌려주겠다'라는 메모가 들어있었다. 물론 불상은 회수됐다. 글러나 이 사건의 범인이 누구인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그림 절도의 목적은 대부분 돈이다. 특정 작가의 작품이 뜨면 도둑들의 발걸음도 바빠진다는게 미술계의 통설이다.

문화유산의 보존은 매우 중요하다. 고사인묾도 도난 사건은 이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운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국가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소중한 유산이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전해 질 수 있도록 하는게 우리의 사명이자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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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 Director, Skyla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