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로만 구성된 찐 빈센트 반 고흐전 개막

2024-12-01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반 고흐 회고전 '불멸의 화가 반 고흐'가 열리고 있다. 12년만에 국내에서 다시 열리는 진품 원화전으로, 전시된 작품 76점의 총평가액이 1조원에 달한다. 국내 미술 전시 역사상 최고액이다.

이번 전시는 네덜란드 오털루에 있는 크뢸러 뮐러 미술관의 단일 컬렉션으로 이루어졌다. 뮐러 미술관은 고흐 작품 소장 규모에서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과 쌍벽을 이룬다. 현지에서는 '고흐의 두번째 집'이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소장처가 다른 '별이 빛나는 밤'이나 '해바라기'연작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쉬울 건 없다. 고흐의 최고가 작품 중 한 점을 꼽히는 '착한 사마리아인'등 감동은 충분하다. 

또한 한가람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고흐의 연대기 구성을 통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고흐의 생애는 짧고 굴곡이 많았다. 특히 마지막 10년동안, 더 이상이 삶은 없다는 듯 작품 제작에 몰입해 무려 900여점의 회화를 남겼다. 이 시기 10년을 연대기적으로 5챕터로 구성하여 화가로서의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정연하게 보여준다. 전시작 가운데 '감자 먹는 사람들', 씨 뿌리는 사람', '슬픔에 잠긴 노인' 등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37세의 나이에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반 고흐. 생전 팔린 그림은 단 한 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작품 한 점당 수백억원에서 천억원이 훌쩍 넘는다. 미술계의 외면과 지독한 생활고, 외로움도 언젠가는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되리라는 믿음을 꺽진 못했다. "언젠가는 내 그림이 물감 값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될 날이 올 것이다"라고 했던 그. 회고전에 가 보면 그가 왜 영원히 마감되지 않을 '불며의 화가'로 우리 곁에 있는 것인지 직접 확인할 수가 있다.

또다시 한 해가 마무리 되고 있는 지금. 오랫만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반 고흐의 작품들을 눈에 담으며 연말과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Art Director, Skyla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