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우리 미술계는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프리즈서울 여파로 여름부터 가을까지 온나라가 미술로 들썩였다. 특히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국제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가 금년들어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프리즈와 같은 시기에 개막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또 부산비엔날레도 엇비슷한 시기에 막을 올렸고, 전국의 주요 미술관들도 야심찬 기획전을 선보여 미술 열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이처럼 매머드한 미술이벤트가 한꺼번에 막을 올리고, K아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며 글로벌 주요 미술관장과 큐레이터, 아트컬렉터, 프레스 등 미술관계자들이 대거 내한했다. 이에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집중된 한 해였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을 찾은 미술전문가들이 한국 미술가들의 작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 독창성을 갖춘 유망한 한국 미술가들의 세계 진출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가을 이미래와 양혜규는 영국 굴지의 미술관인 테이트모던과 헤이워드갤러리에서 각각 개인전을 가졌고, 이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파사드에 4점의 대형작품을 설치하며 미국 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내년에는 서도호 작가가 테이트모던에서 솔로쇼를 여는 등 더많은 한국 미술가가 국제무대에 진출할 예정이다. 또한 2024년 한국 현대미술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전, 공식병행전 등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개최한 해였다. 이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현대미술제인 베니스에서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한편 프리즈서울과 키아프서울은 미술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앞당기기도 했다. 미술품 수집가를 뜻하는 아트컬렉터와는 다른 '아트슈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미술을 일상에서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한 해였다. 즉 아트컬렉터들이 예술품을 투자와 감상의 맥락에서 접근하는 것과는 달리, 아트슈머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대상으로 미술을 바라보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MZ세대를 비롯해 젋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술애호가들이 부쩍 증가한 2024년이었다. 이러한 미술애호가들과 아트슈머들을 올들어 더욱 들뜨게 한 것은 프리즈서울 기간 중 장외전시와 색다른 아트파티 등이 어느 해보다 화려하고 풍성했다는 점이다. 또한 갤러리 전시도 볼만 했었다.
지난 2022년 프리즈서울의 상륙 이후 올들어 키아프는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로써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 물론 매년 3월에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이 아직은 아시아의 아트페어로는 최고의 매출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 인터내셔널한 아트페어인 것은 분명하다. 중화관 슈퍼리치 등 최상위 미술품 수집가들을 고객으로 10년 넘게 확보하며 위용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과 한국의 강점은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미술관과 아트센터, 화랑 등 미술인프라가 홍콩에 비해 훨씬 풍부하게 다져져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서울과 수도권에는 괄목할 만한 비영리 미술공간과 아트센터가 속속 문을 열어 인프라적 측면에서는 아시아 최강임을 다지게 했다. 또 역량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을 아시아에서 가장 폭넓고 탄탄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현대미술 프로젝트와 유통만 놓고 볼 때는 서울이 일본 도쿄를 앞지르고 있어 수년 내로 아시아 최고의 아트허브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국은 국제적 경쟁력과 시스템, 파워를 갖춘 현대미술 갤러리들의 활약이 두각을 보이고 있고, 나름대로 자기 색깔을 갖춘 중소 갤러리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가능성은 매우 큰 셈이다. 문제는 정치사회적 안정, 해외 거물급 컬렉터들과의 유기적 네트워트 등이 선결과제로 해결되어야 이룰 수 있는 목표다. 최고가 작품에 지갑을 척척 열 수 있는 아시아 최고의 슈퍼컬렉터들을 고정적으로 확보해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인 셈이다.
2025년을 곧 시작하는 우리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고환율과 한국의 정치사회적 불안정이다. 특히 달러 및 유로화로 해외 미술품들을 들여와 유통시켜온 국내 주요 화랑들은 사실상 큰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 한국현대미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매출도 올려왔던 화랑들에게는 고환율이 넘기 힘든 허들인 셈이다. K아트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호은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데 여러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따라서 정교하고도 획기적인 체질개선과 구조조정, 또 지금껏 그래왔듯 끈질긴 인내와 명민한 투자가 요구되는 한 해가 될 듯해 보인다.
Art Director, Skyla Park
2024년 우리 미술계는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프리즈서울 여파로 여름부터 가을까지 온나라가 미술로 들썩였다. 특히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국제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가 금년들어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프리즈와 같은 시기에 개막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또 부산비엔날레도 엇비슷한 시기에 막을 올렸고, 전국의 주요 미술관들도 야심찬 기획전을 선보여 미술 열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이처럼 매머드한 미술이벤트가 한꺼번에 막을 올리고, K아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며 글로벌 주요 미술관장과 큐레이터, 아트컬렉터, 프레스 등 미술관계자들이 대거 내한했다. 이에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집중된 한 해였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을 찾은 미술전문가들이 한국 미술가들의 작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그 결과 독창성을 갖춘 유망한 한국 미술가들의 세계 진출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가을 이미래와 양혜규는 영국 굴지의 미술관인 테이트모던과 헤이워드갤러리에서 각각 개인전을 가졌고, 이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파사드에 4점의 대형작품을 설치하며 미국 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내년에는 서도호 작가가 테이트모던에서 솔로쇼를 여는 등 더많은 한국 미술가가 국제무대에 진출할 예정이다. 또한 2024년 한국 현대미술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전, 공식병행전 등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개최한 해였다. 이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현대미술제인 베니스에서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한편 프리즈서울과 키아프서울은 미술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앞당기기도 했다. 미술품 수집가를 뜻하는 아트컬렉터와는 다른 '아트슈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미술을 일상에서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한 해였다. 즉 아트컬렉터들이 예술품을 투자와 감상의 맥락에서 접근하는 것과는 달리, 아트슈머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대상으로 미술을 바라보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MZ세대를 비롯해 젋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술애호가들이 부쩍 증가한 2024년이었다. 이러한 미술애호가들과 아트슈머들을 올들어 더욱 들뜨게 한 것은 프리즈서울 기간 중 장외전시와 색다른 아트파티 등이 어느 해보다 화려하고 풍성했다는 점이다. 또한 갤러리 전시도 볼만 했었다.
지난 2022년 프리즈서울의 상륙 이후 올들어 키아프는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로써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 물론 매년 3월에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이 아직은 아시아의 아트페어로는 최고의 매출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 인터내셔널한 아트페어인 것은 분명하다. 중화관 슈퍼리치 등 최상위 미술품 수집가들을 고객으로 10년 넘게 확보하며 위용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과 한국의 강점은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미술관과 아트센터, 화랑 등 미술인프라가 홍콩에 비해 훨씬 풍부하게 다져져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서울과 수도권에는 괄목할 만한 비영리 미술공간과 아트센터가 속속 문을 열어 인프라적 측면에서는 아시아 최강임을 다지게 했다. 또 역량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을 아시아에서 가장 폭넓고 탄탄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현대미술 프로젝트와 유통만 놓고 볼 때는 서울이 일본 도쿄를 앞지르고 있어 수년 내로 아시아 최고의 아트허브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국은 국제적 경쟁력과 시스템, 파워를 갖춘 현대미술 갤러리들의 활약이 두각을 보이고 있고, 나름대로 자기 색깔을 갖춘 중소 갤러리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가능성은 매우 큰 셈이다. 문제는 정치사회적 안정, 해외 거물급 컬렉터들과의 유기적 네트워트 등이 선결과제로 해결되어야 이룰 수 있는 목표다. 최고가 작품에 지갑을 척척 열 수 있는 아시아 최고의 슈퍼컬렉터들을 고정적으로 확보해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인 셈이다.
2025년을 곧 시작하는 우리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고환율과 한국의 정치사회적 불안정이다. 특히 달러 및 유로화로 해외 미술품들을 들여와 유통시켜온 국내 주요 화랑들은 사실상 큰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 한국현대미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매출도 올려왔던 화랑들에게는 고환율이 넘기 힘든 허들인 셈이다. K아트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호은은 어느 때보다 뜨거운데 여러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따라서 정교하고도 획기적인 체질개선과 구조조정, 또 지금껏 그래왔듯 끈질긴 인내와 명민한 투자가 요구되는 한 해가 될 듯해 보인다.
Art Director, Skyla 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