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한국으로 날아온다.

2024-11-03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 빈은 1900년 세계에서 가장 예술적인 도시였다. 제국 수도의 넘실대는 풍요 속에서 예술가들은 재능을 꽃피웠다. 하지만 그 속은 곪아 들어가고 있었다. 600여년간의 유럽을 호령한 합스부르크 가문의 영광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약진에 빛이 바랜지 오래. 10개 넘는 민족을 한데 묶어온 제국의 힘은 노황제 파른처 요제프 1세의 목숨과 함께 사그라들고 있었다. 부패한 사회 지도층들은  향락에 몰두했고, 도시의 뒷골목은 극심한 빈부격차로 신음했다.

풍요와 향락, 빈곤과 멸망에 대한 예감이 공존하는 이 도시의 모순적인 풍경은 다양한 생각과 예술을 낳았다. '빈 분리파'를 이끈 황금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청춘의 초상을 그린 에곤 실레, 20세기 그래픽아트를 바꾼 콜로만 모저, '오스트리아의 반 고흐' 리하르트 게르스틀 등 미술사에 길이 남은 거장들이 활동한 것도 이 때다. 비록 10여년 뒤 제국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에서 황태자를 총탄에 잃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해체되지만, 천재 예술가들이 남긴 찬란한 걸작들은 영원히 남았다. 극작가 카를 크라우스가 "빈은 세계의 종말을 위한 실험실이었지만 거기서 새로운 세계가 태어났다" 고 말한 이유다.

오는 11월30일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개최하는 전시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은 클림트와 실레, 모저와 게르스틀이 남긴 걸작 원본을 국내에서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다. 이 전시는 빈미술사 박물관 소장품을 해외에 전시한 것 중 역대 최대가 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 뿐만 아니라 디자인까지 전시되어 모더니즘 디자인의 시작 역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중앙 박물관은 당시 빈의 분위기를 재현해 내면서 동시에 빈 분리파의 새로운 미술 걸작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새 단장중이다. 특히 이처럼 해외의 오래된 작품 원본들이 들어오는 귀한 전시회는 굳이 해외를 나가지 않고도 그 시대를 느끼며 예술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므로 꼭 한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린다.





 


                                                                                                                   Art Director, Skyla Park